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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Hawaii

초심을 유지할것





즐겨보던 TV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시리즈 중,
응팔 (응답하라 1988)에서 그리는 동네분위기는
윗집 아랫집 옆집할 것없이 동네사람들과 나누고 공유하는
다같이 사는 세상이었다.


1988년
내나이 8살이었던 그때의 나는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시사 등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나,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였지만,
내가살던 작은 아파트 단지 내 또래 아이들이 몇동 몇호에 사는지, 

그 아이들이 몇시즈음이면 놀이터로 나오는지, 몇시에 다시 들어가야하는지는 죄다 꿰고 있었다.

엄마가 없으면 옆집에가서 밥먹고 라면먹고...
옆집 아이랑 장난감 갖고 놀다가 자기도 하고...



그런데 언젠가부터 난 옆집에 누가사는지,
회사동료가 어디에 사는지, 

하물며 친척의 자녀가 몇살인지조차 모르는 세상에 놓여지게 되었고, 

그 안에서 아주 자연스레 살아가고 있었다.


흔히들 각박하다고 표현하는 이 세상
왜 이렇게 변해버렸을까...

................

요즈음의 난 갖고싶은것과 하고싶은 것이 참 많다.
그리고 그 것들을 갖기위해, 하기위해 쏟는 노력과 열정에
이내 지쳐버릴 때가 많은것 같다.

더 좋은 집과 더 좋은 생활환경...
구체적으로는
한강이 보이고 산책로가 있는 공원이 인접하며, 교통이 불편하지않고, 차가 막히지 않아야 하며, 대형 마트와의 접근성이 좋고, 공기가 나쁘지 않아야 하는 곳...
그리고 그런곳을 좋은 가격에 들어가서, 더 좋은 가격에 나가는 타이밍...
아 참 쓰고봐도 쉽지 않다.

더 좋은 차...
이건 이미 질렀다.

더 좋은 자전거...
신형 최상급 카본프레임에 무선 구동계(Sram Red eTap)가 장착되었고, 튼튼한 카본 휠셋에 무게는 6키로 초반대의 자전거...
언젠가 지를것 같다.
여기선 그 언젠가가 언제가 될지를 조율하는것이 관건이지만.

그리고 눈에 띄는 더 갖고싶은 것들...
가고 싶은 곳들...
언젠가 실현하고픈 어디가 될지 모를 이민...
아이가 더 잘클수 있는 환경...
가족이 더 행복할 수 있는 관계... 등

요즈음의 난 매순간 틈만나면 끊임없이 갈구하고 또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 같은데...
그안에서 나는 과연 행복한 것일까?

.......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세상이 변해버렸다고 느껴지는건 아마도,

여덟살의 내가살던 세상은 우리모두가 없던 시절이라,
주변사람, 이웃과 공유하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서 살던 세상이었다면,
요즈음의 세상은 각자 이전보다 조금씩 더 가진것들을 지키기위해
울타리를 더 높게 치게된 세상인듯 하다.


..............

생각해보니
난 지금 너무나도 많은것을 갖고 있다.
여덟살의 그 어린 아이와
10대때 농구공 하나에 행복했던 그시절과
20대때 주머니에 5,000원 짜리 한장 들고서 설레여하며 학교에 다니던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의 난
너무나 많은 것을 가져버렸는데...
그때보다 더 행복해야하는 게 아닐까...

와이프는 말했다.
부동산을 알아버린 지금 더 마음이 가난해져버렸다고...

............

초심.

무슨 전형적인 헐리웃 영화의 결말 혹은 스크루지 영감 이야기의 결말같지만,
처음 시작하던 그때의 초심으로 돌아가보기로 한다.

처음 대학에 입학했던 그시절의 초심... 까지 가는건 솔직히 무리이고... (더이상 학생이 아니니깐...)
처음 입사했던 신입사원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자.
갖고싶던 것들을 처음 가지게 되었을때, 그때의 기쁨을 잊지말고 감사하자
그리고 앞으로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즐기자.
그걸 가질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혹은 시간이 아주 오래걸리더라도 

그 시간을 즐겨보자.

..........

1988년, 혹은 1994, 혹은 1997..
응답하자 초심을 가졌던 그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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