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일기

22. Jan. 08. 푸쉬카르의 마지막 밤. Going to Savitri Mandir. 홀로 여행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은 "아이들"이다. 덕분에 난 적당한 외로움과 적당한 소속감을 갖고 다닐 수 있다. "스쿨펜"을 외치며 달려드는 아이들에게 카메라는 마냥 신기한 대상이며, 그것을 들고 있는 나는 그 어린 마음들에 기쁨을 채워줄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 어린마음들을 통해 내 마음의 기쁨도 채우는 것. 이것은 혼자하는 여행의 한가지 방법이 되었다. 사비트리 사원으로 가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산책삼아 걷던 길에서, 아이들과 아주머니들(언제나 푸근하다.), 그리고 원숭이들 까지... 그들의 호기심어린 눈빛을 보는 것이 즐거웠고, 그들도 나만큼 내 눈빛을 즐거워하였다. 사원에 함께 올라간 Sergio는 독특한 사연을 갖고.. 더보기
21. Jan. 08. Hanging Around. 오늘은 하루가 정말 길었다. 새벽4시에 도착예정이던 버스가 2시간이나 앞당겨 새벽 2시에 도착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연착될거라 생각하고, 아침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기를 바랬는데, 보기좋게 나의예상을 빗겨나버린 것이다. 덕분에 난 새벽2시에 숙소 잡으러 돌아다녀야 했고... 그것도 일행없이 혼자 온 첫날부터... ㅡㅡ;; 역시 인도의 시간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날이었다. 숙소는 버스에서 내려서 만난 프랑스 커플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서 잡을수 있었다. 어제 버스타기 직전까지 말썽이던 설사가 신기하게도 버스를 타는 순간, 멈췄다. 먹기싫은 죽으로 끼니를 때우다가 밀려오는 허기짐을 참지못하고 밥을 먹기 시작하였는데, 효과가 있었나 보다. 역시 내 몸이 무언가 간절히 원할때는 그것을 채워줘야.. 더보기
20. Jan. 08 푸쉬카르행 버스. 푸쉬카르행 버스안이다. 350루피를 주고 탔는데, SL 기차가격에 비하면 비싼값이지만, 싱글 슬리퍼 칸은 제법 돈값어치를 한다. 조드뿌르와 자이살메르를 이었던 버스에 비하면 최상급이다. 2층에 위치한 내 자리는 사다리로 왔다갔다하는 것만 제외하면 인도라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아늑하여 만족할만 하다. 하지만, 1층은 아무리 깨끗한 시설을 갖춘 버스라 할지라도 전형적인 인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진않다. 출퇴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12시간을 가야하는 장거리 버스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승하차를 한다. 아마 10시가 넘어가면 잠잠해지겠지... 처음엔 크게 신경쓰지않았는데,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버스의 슬리퍼칸은 기차의 그것과는 천자차이다... 이런와중에도 꿋꿋히 나는 글을 쓰고 있다... 갑자기.. 더보기
19. Jan. 08. 자이살메르의 마지막 밤. 멈추지않는 설사가 나를 자이살메르에 붙잡아둔다. 속이비어 힘은없고, 배는 고프고, 먹으면 싸고, 안먹자니 슬프고, 언제나 그치려나... 덕분에 2일동안 사막에 엄청난 영역표시를 해놓았다. 왠만한 짐승들은 접근하지 못할것이다. 이렇게 자이살메르는 최악의 다이어리아와 함께 기억될것 같다. 이것 또한 여행의 과정이겠지... 디우의 꿈을 포기한채 내일 푸쉬카르로 발을 돌린다. 현이가 해변에서 오토바이타고 다니는게 제일 죽인다고 했는데, 그곳은 디우였다. 맥주가 싸다는 정보도 나를 유혹하지만, 줄인 일정상 고민끝에 빼기로 결정하였다. 일행들은 모두 자이뿌르로 가기때문에, 지금부터는 진정 혼자하는 여행이 될것같다. 운좋게 만난 일행들이랑 헤어지는것이 두렵고 아쉽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지않는것이 .. 더보기
17. Jan. 08. 자이살메르. 조드뿌르에서 버스로 6시간을 달려 자이살메르로 왔다. 예정된 5시간보다 1시간이 연착되었는데, 이젠 이것도 적응이 된다. 6시간을 달릴정도면 분명 장거리 버스인데, 시내버스마냥 사람들이 승하차를 자주 반복하였다. 개중에는 좌석이 없이 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으며, 긴시간을 버스의 좁은 통로에 의지한채 버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직접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요금도 현지인과 여행객이 다르게 책정되는 것 같았다. 자이살메르에 도착해서 버스를 내리려 할때쯔음, 무슨 관리국에서 나왔다며 관광객은 텍스로 20루피씩을 내라고 하였다. 사람들의 차림으로 봐선 동네건달들이 수금해가는 분위기였다. 당연히 거짓말인줄 알았지만, 우리는 20루피씩 주고 내렸다. 어딜가나 불손한 행위는 있기마련이다. 하지만 돈많다고 너무 뿌리고 .. 더보기
16. Jan. 08. 일기. Jodhpur행 기차안에서. ............ 백배씨가 추천한 델리의 수많은 볼거리를 뒤로하고, 조드뿌르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동안의 일들로 미루어 예상했던 기차의 모습은, 생각보다 나쁘진 않은 것같다. 창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이 걱정이 되긴하지만, 이는 이미 예상하지 않았던가...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할만 하다. ............. 에피타이트에서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 붉은 성, 찬드니 촉, 자마 마스지드로 향했다. ............. 자마 마스지드에서 "Money"라고 속삭이던 꼬마에게 돈대신 사탕을 주었다. 쉽게 돈을 주는 것보단 나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꼬마. 사탕을 까는 법을 모르는 듯 하였다. 설마 사탕이 처음이었을까. 귀여움에 쓰다듬고 함께 기념촬영도 하였는데, 꼬마에겐.. 더보기
15. Jan. 08 일기 중...델리에서... 최초의 낯설음은 한국에서부터 오랫동안 그려온 상상과 눈으로 본 그보다 더한 현실로 인해 완전히 사라졌다. 단, 한가지를 제외하고.... 지금 내가 있는 숙소. '100배씨'가 입이 닳도록 좋다고 칭찬해놓은 곳인데,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다.) 닫기지 않는 창문, 바가지 샤워기, 파워풀하다고 자랑했던 물줄기, 켜지지 않는 장식용 TV, 그리고 하루종일 무슨 바쁜일인지 쉬지않고 돌아다니는 쥐. 이것들을 어찌 한국에서 상상이나 했으랴...... 이곳이 정녕 칭찬받을 만한 곳이라면, 다른 곳들은 정글이나 밀림의 왕국이라도 되는 건가...? 그래도 위안이라면 어젯밤의 노숙자 신세보다는 훠얼씬 나은 밤이긴 하다... 뭐... 이런식으로 적응해가는구나...ㅜ.ㅜ 공항에서 프리페이드 택시를 타고, (250루피에 팁으.. 더보기
2008년 1월 14일 일기. 공항에서의 하룻밤. 호주사진도 다 정리못했지만, 우선 인도사진들부터 정리해야겠다. 디스크에 싸여가는 사진들을 보니 어정쩡하게라도 손을 대야할것 같고, 우선 기억이 빠른것부터 시작하는게 편할것 같다. 벌써부터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인도. 평생의 아쉬움이 되지 않도록 어여어여 정리하자. ...................................................... 카레향 가득했던 에어 인디아에서 무사히 내린 이곳은 델리 공항이다. 이곳에서 이 글을 쓰게 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들이 닥친 약간의 위기의식은 마치 나를 과대망상병 환자로 병실에 감금하듯이 이곳, 공항에 감금하고 말았다. 물론 아직 탈출할 기회는 있지만, 야간에는 위험하다는 백배씨(?)의 말을 믿고, 오늘 밤은 이곳에서 .. 더보기